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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지하철에 대한 잡상

오삼도리 2017. 1. 17. 22:02



대도시에서 교통의 혼잡을 완화하고, 빠른 속도로 운행하기 위하여 부설한 철도 교통수단인 지하철은 약칭으로 도철로 부르기도 합니다.

도심 주변 지역이 성장해서 도로 교통으로는 도저히 많은 교통량을 커버할 수 없을 때, 대용량의 교통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우선 같은 면적의 도로에 비해 압도적인 처리 능력을 자랑하며, 또한 교통량에 영향을 크게 받는 버스 등 도로교통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정시성(제 시간에 맞춰 다니는 것)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온갖 차량이 나오는 도로와는 달리 궤도에선 오직 정해진 도시철도 차량만 지나다닐 수 있기 때문이며, 대부분 복선이라 선행열차만 잘 가면 후속열차도 문제가 없습니다.

초기 영국에서는 증기기관차를 지하철로 운행하였지만, 1900년대 이후로는 가공전차선 내지는 강체가선 또는 제3궤조집전식으로 전동열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차선로가 열차에 어떤 종류의 전기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교류 구간과 직류 구간으로 나뉘는데, 대한민국 내에서는 대개 교류 구간은 25,000V 60Hz, 직류 구간은 1,500V의 전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교류전력은 도시철도에 잘 사용하지 않으며 대부분이 직류 1,500V 가공전차선이나 제3궤조 600 ~ 750V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전압에서 교류보다 직류가 더 많은 전류를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터널 단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3궤조를 쓰려면 어쨌든 직류전력을 써야 하기 때문에 직류와 교류를 스위칭하면서 운행해야 하는 경계점에서는 필연적으로 절연구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2012년 1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도시철도 노선은 도쿄 지하철(도쿄 메트로 도에이)입니다. 1년에 30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2위는 수도권 전철로, 1년에 24억명 이상이 이용합니다. 3위는 수도권과 근소한 차이로 모스크바 지하철이며 2위 순위를 놓고 매년 엎치락뒤치락하는 편입니다. 4위와 5위는 각각 베이징 지하철 상하이 지하철입니다. 전통의 강호 뉴욕 지하철을 한방에 5위권 밖으로 보내버린 중국의 도시철도들은 앞으로도 계속 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라, 그 발전이 매우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수도권 전철 구간이 아니면 지방에는 마땅한 보통열차 등급이 없어 급행전동열차을 제외한 급행여객열차 이상의 등급의 열차만 운행하지만 외국에서는 일반철도 대부분의 구간에서 한국의 지하철 역할을 하는 보통열차도 운행하고 있습니다. 즉, 지방 중소 도시에서도 열차 선로가 있다면 시내버스나 지하철처럼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유럽권에서는 파리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지하철(독일식으로 U반)은 도심 내부 순환 역할만 담당하고 도심-주택가 역할은 일반철도(독일식으로 S반, 프랑스식으로 RER)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수도권 전철망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인건 맞긴 하지만, 비수도권을 포함한 철도망 전체를 따졌을 때는 근교 철도망이 타국에 비해 상당히 부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엄밀한 의미의 지하철은 단어 풀이대로 지하 구간만을 달리는 궤도 대중교통으로, 지상과 고가구간을 포함하는 개념은 도시철도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지하철은 지상, 지하를 가리지 않고 전동차가 달리는 모든 철도 구간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전철 노선도에 나와 있으면 다 지하철로 안다는 소리입니다. 일부에서는 지하를 달리는 구간은 지하철, 지상을 달리는 구간은 지상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렇게 구분해서 쓰는 사람은 드물며 철도애호가가 아닌 이상 도시철도라고 부르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언론사에서는 자주 두 단어를 혼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지하철도의건설및운영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지하철도"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였고, 그 약칭으로 "지하철"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 법률이 개정되어 '도시철도법'으로 바뀌면서, 지하철도뿐 아니라 도시 교통 권역 안의 철도 및 모노레일 등 궤도에 의한 교통 시설 및 교통 수단 일체를 지칭하여 "도시철도"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철도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채택한 운영사는 1994년 설립된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였습니다. 그 이후에 건설된 대전·광주 지하철은 처음부터 도시철도라고 칭하였습니다. 이후 2005년 서울지하철공사가 서울메트로로, 2008년 대구지하철공사가 대구도시철도공사로, 2009년 인천지하철공사가 인천메트로로 개명하고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란 명칭을 도입하여 현재 지하철이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도시철도 운영사는 없습니다. 다만 버스 안내방송에서 쓰이는 경우는 종종 있는데, "이번 정류소는 OO역 지하철 *호선입니다." 같은 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9세기 영국에서 최초로 지하철이 운행되었으며, 위에서 서술했듯이 이땐 증기기관차가 굴 속을 달렸습니다. 그래서 공기가 안 좋고 그을음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사실 매연을 감소 시키기 위해 장치를 설치했으나 이 장치를 작동 시키면 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쁜 시간대는 그냥 꺼버리고 달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런던에 이은 세계 두 번째이자 섬나라인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에서 최초로 지하철이 운행된 나라는 의외로 헝가리 부다페스트 1호선(M1)입니다. 1896년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해 제국의 수도였던 보다도 먼저 건설되었는데 이 쪽은 런던보다 돈도 수요도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백 년이 넘는 시간을 거치며 계속된 개량을 통해 초창기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진 런던과 달리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골동품스러운 분위기가 진하게 나는 게 특징입니다. 아시아에서는 1927년 일본도쿄 긴자선이 최초의 지하철 노선으로 운행되었으며 1875년 터키 이스탄불 튀넬(Tünel)이라 부르는 역 2개짜리 지하철 비슷한 것이 개통되긴 했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1899년 운행을 시작한 경성전차, 부산전차, 평양전차가 최초이며 경성전차, 부산전차는 1968년 도로 확장으로 폐선 되었으나 평양전차는 아직까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후 1973년 북한에서 한반도 최초의 지하철인 평양 지하철이 개통 되었고, 남한에서는 그보다 좀 늦은 1974년 8월 15일에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최초의 지하철 노선으로 개통되었습니다. 이어 부산 지하철(1985), 대구 지하철(1997), 인천 지하철(1999), 광주 지하철(2004), 대전 지하철(2006)이 차례로 개통되었습니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간편하고 빠르게 이동할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교통수단이라서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친숙한 인상이 많은 교통수단입니다. 출퇴근 시간때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푸시맨'의 등장과 특정시간때 사람이 너무 많아 '콩나물 시루', '가축수송', '지옥철'등 다양한 별명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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