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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설날에 대한 잡상

오삼도리 2017. 1. 18. 09:41



추석과 함께 대한민국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이자 전일과 다음날을 포함한 3일이 법정 공휴일입니다.

음력으로 1월 1일. 구정, 정월 초하루, 음력설로도 불리며 한자어로는 신일(愼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 단월(端月)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영어로는 'Korean New Year's Day', 혹은 음력설을 'Lunar New Year's Day'로 번역합니다. 하지만, 'Korean New Year'은 매우 드물게 사용되고, 'Lunar New Year'은 사전적 단어에 속하며 공식적인 석상에서 사용됩니다. 서양인들은 'Chinese New Year'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도 춘절과 이라는 이름으로 같은날에 음력설을 쇠고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쇼가쓰란 이름으로 같은날에 설을 쇠었지만 메이지 유신이후로는 완전히 1월 1일로 바뀌었습니다.


설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대체로 세 가지의 설(說)이 있는데 새로 온 날이 낯설다는 의미에서 낯설다의 어근인 "설다"에서 온 것으로 본 시각과 한해가 새롭게 개시되는 날을 의미하는 "선날"이 설날로 바뀌었다고 보는 시각, 그리고 자중하고 근신한다는 의미의 옛말인 "섦다"에서 왔다고 보는 시각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딱히 어느 것이 옳고 틀리다기 보단 저런 의미들이 다 포함되었다고 보는 편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또한, 설 전날을 '까치설'이라고도 하는데, 까치와는 관계없고 작은 설을 뜻하는 '아치설' 또는 '아찬설'이 변한 말이라고 합니다.

설날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역법체계가 갖춰져야만 지낼 수 있는 명절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오래전부터 지내던 명절이라고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부여가 자체적인 역법을 가지고 있었다는 기록을 볼 때 이미 부여시절부터 설날의 풍습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 중인 태음력은 시헌력으로, 역법 전체의 기준이 되는 달은 동지가 든 달, 즉 子月을 음력 11월로 간주하며, 정월, 즉 음력 1월은 寅月입니다.


구체적인 설날의 풍습에 대한 기록은 신라시대에 전해지는데 수서에 의하면 신라인들은 원일, 즉 새해 첫날에 서로 문안을 드리고 왕이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군신들을 격려하며 일월신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삼국사기에는 백제 고이왕이 정월에 천지신명에 제사를 지냈고 책계왕 때 시조 동명왕에게 정월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설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전통도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중요명절로 설날은 빠지지 않았는데 이는 설날이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는 쭉 이어지는 축제 기간으로 이 기간 중에는 빚독촉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그러나 1894년 갑오개혁 및 1895년 을미개혁이 시행되면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1910년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훈령을 통해서 앞으로는 조선인들도 일본인들처럼 양력 1월 1일인 신정(新正) 때 의무적으로 명절을 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또한 음력설을 구정(舊正)으로 격하하여 음력설에 명절을 보낸다거나 세배를 가게 될 경우 즉시 엄벌에 처한다거나 해당자들의 생활적 제재 등을 가할 것이라는 공포(公布)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또 각 지방 떡방앗간 등에도 음력설에 떡을 치거나 돌릴 경우 그 업소에 대해서는 처벌도 가할 것이라는 훈령도 내렸습니다. 실제로 일제는 음력설에 세배를 가거나 귀성을 하는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순사들을 통해서 감시 및 통제를 통한 단속에 나섰으며 일부에서는 오징어 먹물이나 검은 물로 된 물총을 발사하여 음력설을 쇠려는 조선인들의 명절 귀성이나 세배길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흰 소복(素服)을 입은 조선인들은 가장 먼저 표적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일제의 처벌 및 제재 등에 대한 두려움과 눈치 때문에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일본인들처럼 양력설 (신정) 때 명절을 보내는 성향과 그래도 1000년동안 내려온 전통풍습을 지키고 조상에 대한 무례 등을 우려하여 그대로 음력설을 보내는 성향이 맞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음력설을 없애기 위한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끝내 음력설을 없애지는 못하였으며 민족의 양심을 가진 조선인들의 노력과 사수 등으로 인하여 음력설은 그렇게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에는 신정만 연휴였고 구정은 아예 공휴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이승만, 장면 정권 때는 대부분 재량에 따라 설날에는 휴무하였기 때문에 '이중 과세(過歲)'가 가능했지만 박정희 정권은 그마저도 못 하게 아예 탄압을 했습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때 '민속의 날'이라 하여 설날을 공휴일로 공식 지정함으로써 이중 과세가 부활했고, 노태우 정권 때는 민속의 날을 '설날'이라고 이름을 바꾼 뒤 하루만 쉬던걸 지금과 같은 3일 연휴로 만들었습니다. 그 대신 신정 연휴는 하루 단축되어 비로서 구정이 진짜 설날로 확실히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신정은 단 하루만 쉬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신정을 쇠는 집안도 있는데 그런 경우 공무원 집안이 많다고 합니다. 구정을 쇠는 것이 금기시되던 시절에 특히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신정을 쇠도록 독려하였기 때문이며, 또 다른 경우로는 가족의 합의에 의해 양가 가족을 모두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설날에는 다양한 풍습들이 있었는데 차례, 세배, 떡국, 설빔(새옷), 덕담, 문안비, 설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귀 쫓기, 청참,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이 있었고, 그중 설날의 대표적인 풍속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세배로 원래는 차례가 끝난 뒤에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찾아다니며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성년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어른들께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을 받는 풍속이 있기 때문에 어른들보단 아이들이 더 손꼽아 이 날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원래는  과일 같은 간식들을 내오는게 보통이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을 주는 걸로 바뀌게 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돈을 주는 풍속이 중국의 영향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설날에 결혼을 하지 않은 자식들에게 돈을 많이 벌라는 의미로 붉은 봉투에 돈을 조금 넣어서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お年玉(오토시다마)라고 해서 작은 봉투에 용돈을 담아서 주며 세배는 하지 않는 풍습이 있습니다.


음력설을 기념하는 국가는 옛날 중국의 영향을 받았거나 화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중국, 대만, 북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총 8국이며, 지역적으로 일본 오키나와 일부 지역도 음력설을 기념합니다. 물론 이들 국가는 양력설인 양력 1월 1일도 새해 첫날로 기념하지만, 명절로써의 비중은 음력설이 더 큽니다. 또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는 음력설이 명절에 속하지않는대신 힌두교력 새해나 이슬람력 새해도 지냅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무려 새해, 중국설, 인도설, 이슬람설을 모두 쇠며 외로 북한도 음력설보다 양력설을 더 중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알다시피 해마다 민족 대이동이 벌어집니다.

북한에서는 1953년 휴전 이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설날을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지 않다가, 1989년에 설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이중 과세가 부활하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음력설보다 양력설을 지금까지 더 중시하고 있습니다. 음력설 연휴에서 북한의 경우 음력 1월 1일에서 3일까지 쉰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춘절(春節/春节,chūnjié)이라고 부르고 일본은 에도 시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음력 설을 사용했으나 메이지 천황 즉위 이후로 미국, 영국과 교류하면서 양력 설로 바뀌었습니다. 원단(元旦, 간탄)이라 표기하기도 하며 양력 설은 정월(正月, 쇼오가츠), 음력 설은 구정월(旧正月, 큐우쇼오가츠)이라 부르고, 한국의 설날은 소루라루(ソルラル), 중국의 설날인 춘절은 슌세츠(春節)라 표기합니다. 다만 오키나와는 예외로 음력 설을 쇠는데, 지역마다 달라서 나하와 같은 도시는 양력 설을 많이 쇠고, 이토만과 같은 지역에서는 음력 설을 성대하게 쇱니다. 오키나와의 설날은 아침에 불의 신이자 한국의 조왕신과 같은 역할을 하는 히누칸(ヒヌカン)에게 가족의 평화와 건강을 비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오키나와의 설날 명절음식으로는 돼지고기 다시마 요리 등이 있으며, 일본 본토처럼 오조니를 먹는다거나 하는 모습도 현재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 본토의 영향으로 설날에 국수를 먹지만, 본토의 토시코시 소바(年越しそば)가 아닌, 오키나와 소바를 먹습니다.

대만에서는 음력 12월 말일부터 1월 3일까지 휴일이며 그 사이에 주말이 끼면 대체휴일제로 해당 날수만큼 연장합니다. 따라서 6일간 휴일이 됩니다(이 원칙대로 잡아보면 무슨 요일에 걸리든 연휴는 원칙적으로 6일입니다). 만약에 설날이 월요일이라면 일, 월, 화, 수가 해당일이고 목요일은 대체휴일이 됩니다. 물론 전주 토요일은 주말이니 쉬며 금요일 뛰고 다시 주말이라 이런 때는 정부에서 금요일도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대체평일제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직전이나 직후 토요일을 평일로 하는 것입니다. 2016년에는 설이 2/8(월)이므로 7, 8, 9, 10일이 해당일이고 11일이 대체휴일이다. 그래서 금요일인 12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6일부터 14일까지 9일 연휴가 되었습니다.


베트남은 설과 관련해 중화권과 비슷한 공휴일 체계를 갖고 있는데, 신정(Tết Dương Lịch, 뗃 즈엉 릭/節陽歷/양력설) 새해 첫날(양력 1월 1일)에 하룻동안, 구정(Tết Âm Lịch, 뗃 암 릭/節陰歷/음력설)을 음력 1월 1일부터 1월 9일까지 9일간 쇱니다. 우리와 같이 설날(음력 1월 1일)을 더 크게 지내며, 바잉 쯩(Bánh Chưng)이라는 떡만두를 나누어 먹습니다. 국제노동절과 독립기념일, 그리고 통일기념일과 함께 5개의 국경일밖에 갖고 있지 않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국경일이자 명절이기도 합니다.

설날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도 공휴일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설 전날(비정식이지만 1957년 독립부터 해마다 쉬고있다), 당일과 다음날 사흘간 쉬며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설 전날 오전근무만 시행한지만 그 하루전에 쉬는 기업도 많이 있습니다. 참고로 말레이시아는 새해와 중국설, 인도설, 이슬람설을 모두 공휴일로 지정하고 쇠고있습니다. 참고로 석가탄신일, 마울리드, 성탄절도 모두 쉬며 인도네시아는 음력 1월 1일만 쉽니다. 임렉(Imlek)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당일만 쉽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당일과 다음날 이틀간 쉬며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설 전날 오전근무만 시행합니다.


몽골에선 한국과 같은날에 설을 쇠지는 않지만 "차강사르"라고 2-3월 사이에 전통 설을 쇠는데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세뱃돈을 건네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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